생활건강

동치미의 효능

사라골 2023. 2. 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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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미의 주된 재료는 무다.
무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고 맵다.
무는 독을 풀고 소화를 잘 되게 하며 염증을 삭이고 열을 내리는 작용이 있다.

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흔한 채소이지만 옛말에 ‘무가 시장에 나오면 의사는 보따리를 싸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만큼 약성이 높다.

무를 그냥 먹는 것보다 동치미로 담가서 먹으면 약효가 100배는 더 높아진다. 무가 쪽파 씨, 토판염, 쪽파 씨, 생강, 청각 등과 어울려 발효되면서 약성이 증폭되는 것이다.

무에는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데 그 90퍼센트가 껍질에 들어 있고 껍질이 속보다 영양물질도 많고 약성도 더 높다. 그러므로 동치미를 담글 무는 껍질을 아주 얇게 벗겨야 한다.

무에는 긴 무와 둥근 무가 있는데 둥근 무로 동치미를 담근다. 무는 파릇한 윗부분이 맛도 좋고 약성(藥性)이 모여 있다. 둥근 무를 가로로 절반으로 잘라서 위쪽 푸른 부분만을 동치미를 담그는데 쓴다.

부재료로 반드시 쪽파 종근(種根) 곧 쪽파 알뿌리를 같이 넣어야 한다. 쪽파는 씨앗으로 번식하지 않고 알뿌리로 번식한다. 쪽파 알뿌리를 구할 수 없으면 쪽파나 대파 뿌리를 대신 넣는다. 쪽파 알뿌리가 들어가야 시원하고 깔깔한 맛이 더 많이 나고 곰팡이가 잘 나지 않는다. 쪽파 알뿌리는 항균작용과 염증을 삭이는 효과가 아주 세다.
양념으로 생강이나 청각을 약간 넣으면 청량한 맛이 더 많이 난다.

무는 강력한 항균작용과 소염작용이 있으며 녹말 분해효소가 많이 들어 있다. 약으로 쓸 동치미를 담글 때에는 위쪽 파릇한 부분만을 써야 한다. 위쪽 푸른 부분은 염증을 삭이는 효능이 있지만, 반대로 아래쪽 흰 부분은 매운 맛이 오히려 염증을 생기게 할 수 있다. 잎에서 광합성을 해서 유황성분을 만들어 아래쪽으로 내려 보내는 까닭에 윗부분에는 천연 유황 성분이 많이 들어 있지만 아래쪽에는 유황성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산소를 제일 많이 받아들이는 음식
동치미는 아주 훌륭한 겨울 음식이다. 항아리에 담아 두고 오랫동안 푹 삭혀서 먹을수록 좋다. 어떤 음식이든지 동치미와 같이 먹으면 체하거나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다. 동치미가 음식에 들어 있는 독을 풀고 소화를 잘 되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식사법에서 제일 먼저 동치미 국물을 한 숟갈 먹고 나서 밥을 먹는 것은 동치미국물의 해독작용 때문이다.
동치미는 머리를 맑게 하고 기억력을 좋게 하며 기관지와 폐를 튼튼하게 한다. 동치미 국물은 폐에서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하는 능력을 키워 준다. 동치미는 면역력을 늘리고 염증을 삭이고 막힌 것을 뚫어주며 머리를 맑게 하는데 아주 좋다.

담글 때 실고추를 넣거나 절반쯤 붉어진 고추를 넣기도 하는데 맛이나 효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갓을 넣으면 시원한 맛이 더 나고 생강이나 고추를 넣으면 감칠맛이 더 많이 난다. 지방에 따라 대파나 실파, 갓, 배, 사과, 양파, 오이, 유자 같은 것을 넣기도 하는데 배, 사과, 양파, 유자 같이 단맛이 많이 나는 재료는 넣지 않는 것이 좋다. 단맛이 많아지면 산소를 흡수하는 기능이 낮아지고 시원한 맛이 없어진다.

■머리와 뇌의 질병에 아주 좋은 약
무의 위쪽 푸른 부분은 약효가 머리로 올라가고 아래쪽 흰 부분은 몸통으로 내려간다. 동치미는 무의 위쪽 부분만으로 담근 것이므로 목 위쪽에 생긴 여러 질병에 특히 효과가 좋다. 온갖 눈병, 중이염, 비염, 번열증(煩熱症), 화병(火病), 인후염, 후두염 등에 선약이다. 머리에 난 뾰루지나 종기, 부스럼에는 동치미 국물을 수시로 바르면 잘 낫는다. 마르면 다시 바르기를 반복한다. 여러 번 바르면 국물이 마르면서 자잘한 소금 결정이 맺힌다. 기계충이나 도장 버짐 같은 데에는 동치미국물로 머리를 감는 한편 반찬으로 많이 먹는다.

구강염(口腔炎), 눈이 빨갛게 된 데, 치주염(齒周炎), 열로 인해 혓바닥이 갈라지는데, 인후염, 귀가 먹먹한 데, 귀에서 열이 나고 고름이 나고 가려운 데에도 동치미 국물을 먹으면 잘 낫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독감 같은 것으로 인해 열이 심하게 나서 헛소리를 하거나 정신이 혼미한 데 특히 좋다.

무에 소화 효소가 많이 들어 있으므로 소화불량에도 좋고 심장병, 고혈압, 변비에도 좋다. 신경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수전증 같은 데에도 좋다. 손이 떨리는 것은 신경선은 전기신호와 화학신호로 정보를 전달하는데 전기가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기 때문이다. 수전증은 신경세포에 이물질이 끼어서 생긴다. 곧 신경의 접촉 불량으로 인해서 생기는 것이다. 마치 휴대전화를 충전할 때 충전기나 전화기 접촉 부분에 먼지가 끼거나 했을 때 충전이 되다가 말다가 하는 것과 같다. 동치미는 신경선에 붙어 있는 이물질을 닦아내어 신경을 튼튼하게 한다.
동치미는 열을 내리고 독을 푼다. 독감 같은 것으로 인해 열이 심하게 나면 뇌신경이 타 버려서 귀머거리가 되거나 멍청이가 되기 쉽다. 동치미는 열로 인해 눈이 빨갛게 충혈된 것이나 숨이 막혀서 호흡이 곤란할 때에도 좋고, 울증(鬱症)이나 화병(火病)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탁월하다.